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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의 발생, 확산 속도, 다양한 영향, 필요한 노력

by 젤로하 2025. 4. 14.

항생제는 20세기 의학의 획기적인 발전을 상징하는 치료제입니다. 이 덕분에 세균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을 급감시켰고, 수술 및 중환자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며 수많은 생명을 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인류 건강을 지켜온 항생제가 이제는 치료제에서 위협 요소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항생제 내성 때문입니다. 항생제 내성은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도록 변이하거나 항생제의 작용을 무력화시키는 능력을 갖는 현상입니다. 다시말해 이전까지 효과가 있었던 약이 더 이상 듣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감염병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치료 기간의 연장, 입원율 증가, 심하면 사망률까지 증가하게 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의 발생을 21세기 인류 보건의 가장 심각한 위협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수십만 명에 달하고 확산 속도도 굉장히 빠릅니다. 이는 단순히 환자에게만 영향을 미친다기보다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러 주체에서 필요한 노력들이 있습니다.

 

하얀색, 초록색, 빨간색의 세균이 주황색 배경에 그려져 있다. 각 세균에 얼굴 표정도 그려져있다.
세균

 

1. 항생제 내성의 발생

항생제 내성의 발생 원인을 알아보겠습니다. 항생제 내성은 주로 항생제의 오·남용에서 비롯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바이러스 감염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항생제는 세균에만 작용하는 약물입니다. 즉 바이러스에는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물론 바이러스도 심해지면 2차 세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생제를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도 항생제는 단 하나의 바이러스도 죽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요구, 의료진의 오진, 혹은 예방 목적이라는 이유로 불필요하게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한 항생제를 처방된 기간보다 짧게 복용하거나 임의로 중단하는 행위도 문제입니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해서 항생제를 중단하면 체내의 세균 중 일부만 제거되고 살아남은 세균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이건 요즘에 그래도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다들 항생제를 끝까지 먹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축산업과 농업에서도 항생제 사용이 내성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가축의 성장 촉진, 질병 예방을 목적으로 항생제를 장기간 투여하면 해당 환경에서 자란 박테리아가 내성을 갖게 되고, 이는 사람에게 전이될 수 있습니다. 병원 환경에서도 항생제 내성균은 쉽게 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중환자실 환자, 노약자 등은 내성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습니다. 또한 의료진과 기구를 통한 교차 감염도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이 누적되어 내성균의 확산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2. 확산 속도

항생제 내성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고 그 확산 속도도 정말 빠릅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가진 세균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등의 슈퍼박테리아는 병원 감염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성균은 일반적인 항생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비용도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폐렴이나 요로감염도 내성균에 의해 발생하면 입원이 필요해지고, 치료 기간이 길어지며, 치명률이 크게 증가합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 신생아, 암 환자, 장기이식 환자 등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이 됩니다. 이는 저개발국가에서 특히 더 많이 일어납니다. 저개발국가에서는 항생제가 쉽게 구입 가능하고, 정확한 진단 없이 자가 치료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내성 확산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선진국은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선진국 역시 병원 감염 및 축산 항생제 사용 문제로 인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항생제 내성은 국가 간 경계를 넘어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하나의 국가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 세계 보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 세계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국제보건기구와 각국 정부는 ‘One Health(하나의 건강)’ 전략을 통해 인간, 동물, 환경 모두에서 항생제 사용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합니다. 출처 : 세계보건기구

 

3. 다양한 영향

항생제 내성은 감염병 치료의 문제를 넘어서 현대 의학 전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치료법은 세균 감염 위험을 전제로 합니다. 이 때 항생제가 안전망 역할을 해주게 됩니다. 하지만 이 안전망이 무너질 경우 이전에는 사소했던 상처나 수술 후 감염이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우선 항생제 내성이 생기면 가장 큰 문제는 치료 옵션이 제한된다는 점입니다. 항생제 내성을 가진 균에 감염되면 선택할 수 있는 항생제가 거의 없습니다. 기존보다 더 비싸고 부작용이 큰 약을 사용해야 하거나 아예 치료할 수 없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는 환자의 고통은 물론, 의료비 부담, 입원 일수 증가, 심지어 사망률 상승까지로 이어집니다. 이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영향을 줍니다. 입원 환자가 늘고, 의료비용이 증가하며, 노동 인구가 감염으로 인해 일시적 또는 장기적으로 노동력을 상실하게 되면 국가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힙니다. 2014년 발표된 영국의 한 보고서는 2050년까지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전 세계 GDP 손실이 연간 100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항생제 내성 문제는 한 번 생기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성균이 환경에 퍼지면 제어하기가 매우 어렵고, 새로운 항생제 개발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어 단기간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예 걸리지 않게끔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4. 필요한 노력

항생제 내성을 막기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먼저 개인에게서 필요한 노력은 항생제를 아무때나 요구하지 않는 것입니다. 가끔 병원에 가면 빨리 낫게 하기 위해 항생제도 같이 처방을 요구하는 분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항생제가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따라서 감기나 독감 등 바이러스 감염에는 항생제를 먼저 요구하지 말고 의사의 판단을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요즘에는 오히려 의사가 처방하는 항생제를 빼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죠. 만약 항생제를 처방 받았다면 처방받은 기간 동안 정확하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간에 증상이 나아졌다고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일들이 내성이 생기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기관은 적절한 항생제 처방을 신경써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항생제 처방률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다 의학적 진단에 의해 처방을 내리겠지만 증상만 보고 무분별하게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고 진단을 위한 검사를 선행해 필요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병원 내 감염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손 위생을 철저히 하며 내성균 추적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부와 보건 당국은 항생제 사용 통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합니다. 나아가 예방접종 확대, 대체 치료제 개발, 내성균 감시 체계 확대 등도 함께 추진되어야 합니다. 일반 대중에게는 항생제 내성에 대한 교육과 인식 향상이 필요합니다. 학교, 직장, 지역사회에서 항생제 오·남용의 위험성과 올바른 복용 방법을 교육하고 올바른 손 씻기, 개인 위생 관리 등의 기본적인 감염 예방 수칙을 생활화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