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은 경이로운 일이지만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다양한 질병의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임신 중 발생하는 질병은 단순히 임신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더더욱 조심하게 되는데요. 특히 임신부는 면역 체계의 변화, 호르몬 변화, 혈액량 증가 등 신체적인 변화를 겪기 때문에 감염병, 내과적 질환, 산과적 합병증에 더 취약해집니다. 이 외에도 임신성 당뇨병이나 자간전증같은 질환은 정말 유의깊게 살펴야 합니다. 임신 중 혈액질환과 함께 많은 질병들이 임신부의 건강에 치명적일 뿐 아니라 태아에게 기형, 조산, 유산의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어 예방하고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등의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1. 임신 중 혈액질환
임신 중 혈액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입니다. 임신 자체가 혈액 응고 경향을 증가시키는 상태이기 때문에 혈전증이나 빈혈, 혈소판 감소증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임신성 혈전색전증(Venous thromboembolism)은 임신 중이나 산후 기간에 다리 정맥 혈전이 발생하고, 이 혈전이 폐로 이동해 폐색전증을 일으킬 수 있는 상태입니다. 다리 부종, 통증, 호흡곤란,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응급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임신부는 장시간 앉아 있거나 움직임이 적을 경우 혈전 위험이 높아지므로 주기적 운동과 체중 조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몸이 힘들더라도 조금씩은 움직여주는 게 중요하죠. 또한 임신성 빈혈은 철분 요구량이 증가하면서 발생합니다. 이렇게 되면 태아로의 산소 전달을 방해해 태아 성장지연, 조산, 저체중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 중 정기적 혈액 검사와 철분 보충제 복용이 권장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임신부들이 철분제를 복용하는 정도이죠. 마지막으로 HELLP 증후군이 있습니다. 이는 임신 후반기와 출산 직후에 나타나는 심각한 혈액질환입니다. 용혈성 빈혈(Hemolysis), 간 효소 상승(Elevated Liver Enzymes), 저혈소판증(Low Platelet)을 줄여서 부르는 것인데요. 이 경우는 심한 상복부 통증, 메스꺼움, 두통, 시야 이상, 출혈 경향 등이 동반됩니다. 이는 자간전증과도 연관성이 높습니다. 자간전증은 뒤에서 한 번 설명하겠습니다. HELLP 증후군은 빠른 진단과 응급 분만이 필요합니다. 치료가 지연되면 간파열, 신부전, DIC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임신 중 혈액질환은 증상이 모호할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과 세심한 관찰,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감염병
임신 중에는 면역 체계가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변화합니다. 호르몬이라는게 정말 신기하게 아이를 보호하게 만드는 것 같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특정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감염병은 임신부에게 경미한 증상만 유발하지만 태아에게는 치명적 손상이나 발달 이상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풍진(Rubella)은 임신 초기에 감염되면 선천성 풍진 증후군을 유발하여 심장 기형, 청각장애, 백내장, 지적장애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풍진 백신은 임신 전에 접종해야 하며, 임신 중에는 접종이 금지됩니다. 임신 전에 접종을 할 때에도 당분간 피임을 정말 강조하시더라구요. 거대세포바이러스(CMV) 감염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CMV는 산모가 무증상이더라도 태아에게 감염되어 청각장애, 시각장애, 정신지체, 간비대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CMV를 예방하려면 정확한 손 씻기와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외에도 톡소플라즈마증은 고양이 배설물이나 덜 익힌 육류를 통해 감염됩니다. 태아에게 감염 시 시각장애, 뇌수두증, 정신지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부는 고양이 배설물 접촉을 피하고 음식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B형 간염, HIV, 헤르페스, 매독 등의 감염병은 수직감염으로 태아에 전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산전 검사와 항바이러스 치료, 분만 시 조치 등을 통해 예방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감염병은 임신 중 발생하면 임신부 본인보다 태아에게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3. 임신성 당뇨병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중 처음으로 발견되거나 발생한 당뇨병을 의미합니다. 임신 중에는 태반에서 나오는 호르몬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혈당 조절이 어려워집니다. 일부 여성은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임신성 당뇨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임신 24~28주 경의 혈당 검사를 통해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검사를 많이들 무서워 하시죠. 혹시나 검사 결과가 좋지 않을까 검사일에는 먹는 것을 조심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임신성 당뇨병이 방치될 경우, 임신부는 고혈압, 임신중독증, 양수과다증, 조산 등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또 거대아 출산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거대아는 출산 시 난산, 산도 손상, 제왕절개 필요성을 증가시켜 힘들 수 있습니다. 산모뿐만 아니라 태아 역시 임신성 당뇨병의 영향을 받습니다. 산모의 고혈당은 태아에게 과다한 포도당을 전달하게 되고, 태아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늘립니다. 이로 인해 출생 직후 저혈당, 호흡곤란증후군, 황달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의 위험도 증가합니다. 임신성 당뇨병은 식이요법, 운동요법, 필요 시 인슐린 치료를 통해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출산 후에도 지속적인 혈당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임신 중에 제일 중요하게 보기도 하는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합니다.
4. 자간전증
자간전증(Preeclampsia)은 임신 20주 이후에 발생하는 고혈압성 질환입니다. 그냥 흔한 고혈압인데 임신한 사람이 걸린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이 경우는 꽤나 심각합니다. 왜냐하면 고혈압, 단백뇨, 부종이 동반되는 임신 관련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임신부 사망과 합병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게 자간전증이기도 합니다. 이는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자간전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태반의 혈관 발달 장애, 면역학적 요인, 유전적 소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혈압 상승, 심한 두통, 시야 흐림, 상복부 통증, 급격한 부종 등이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간 기능 이상, 신장 기능 저하, 혈소판 감소, 발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자간전증은 태반으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킵니다. 이로써 태아의 성장이 지연되고, 조산, 태아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임신부에게는 뇌출혈, 폐부종, 신장 기능상실, 심부전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치료하려면 기본적으로 혈압을 조절하고 증상을 모니터링합니다. 그러다가 상태가 심각해지면 조기 분만을 해야합니다. 따라서 임신 중 정기 검진에서 혈압과 소변검사, 체중 증가 등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항상 산전검사를 강조하고 있죠. 자간전증은 경미한 증상에서 급격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의 주의 깊은 관찰과 빠른 대응이 중요합니다. 출처: 산부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