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은 흔히 부정적으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 몸이 외부의 유해 요소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회복하기 위해 발현하는 자연스러운 생체 반응이 바로 염증입니다. 염증의 발생 기전을 살펴보면 어떻게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즉 염증은 면역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과정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발열, 발적 등 총 5가지의 5대 증상 등이 나타나면서 몸이 힘들어지니까 우리가 안 좋다고 인식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 염증은 빨리 해결이 되면 오히려 몸의 항상성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염증이 너무 오래되거나 계속 반복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염증은 급성과 만성 염증으로 나뉘는데 만성 염증은 조금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럼 전체적인 염증에 대한 정보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염증의 발생 기전
염증은 외부 또는 내부의 유해 자극에 대한 면역계의 방어 반응입니다. 사실 염증이라고 하면 안 좋은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요. 염증은 몸의 면역반응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안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염증이 있어 외부 공격을 잘 막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병원체, 물리적인 외상이나 화상, 화학물질, 독성물질, 자가면역 반응, 그리고 세포의 괴사나 조직 손상 등이 있습니다. 정말 다양한 원인이 있죠. 그럼 염증은 어떻게 발생하는지 염증의 발생 기전을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상처가 나거나 감염이 되는 등의 자극이 감지되면 우리 몸은 면역세포(백혈구, 대식세포 등)를 손상 부위로 빠르게 이동시킵니다. 그래서 이 면역세포들이 병원체를 제거하고 손상 조직을 복구하려는 반응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염증 매개물질인 히스타민, 프로스타글란딘, 사이토카인, 인터류킨 등의 화학 물질이 분비됩니다. 이 물질들은 백혈구가 더 빨리 그리고 많이 이동할 수 있도록 혈관을 확장시킵니다. 즉 면역세포가 더 많이 손상 부위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면역 반응은 처음에는 국소적인 영역에만 나타납니다. 그러나 감염이 심하거나 손상이 넓을 경우 전신적인 반응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고열이나 피로, 식욕 저하, 근육통 등 전신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염증 반응이 마무리되면 조직이 회복됩니다. 이로 인해 신체는 원래의 항상성을 회복하게 됩니다. 그러나 염증 반응이 조절되지 않으면 정상 세포와 조직까지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이는 심한 경우 자가면역 질환이나 만성 염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염증 반응의 발생 자체는 생리적으로 정상적인 과정이지만 그 지속성과 강도는 반드시 균형 있게 유지되어야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출처 : 미생물학 서적
2. 5대 증상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갈렌(Galen) 이후로 염증의 전형적인 특징은 5대 증상으로 정의되어 왔습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염증의 진단과 평가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염증의 5대 증상은 발적(Rubor), 종창(Tumor), 발열(Calor), 통증(Dolor), 기능장애(Functio laesa)입니다. 우선 발적은 염증 부위의 혈관이 확장되어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피부가 붉게 변하는 현상입니다. 이는 염증 반응이 시작되었음을 나타내는 가장 초기 증상 중 하나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백혈구가 빨리 오게 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키는 것이 발적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음으로 종창은 혈관의 투과성이 증가하면서 혈장과 면역세포가 조직으로 빠져나와 부종이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종창이 나타나면 붓기와 부드러운 압통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상처 난 조직에서는 혈장 속 항체와 각종 면역세포들이 빠져나옵니다. 이로 인해 붓게 되는 것이 종창입니다. 다음으로 훨씬 익숙한 증상이죠. 바로 발열입니다. 발열은 염증 반응이 국소적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전신적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체온이 상승하는 현상입니다. 국소적으로는 염증 부위의 온도가 상승하고 전신적인 감염이나 염증일 경우 체온 전체가 올라가면서 열이 납니다. 발열 기전을 살펴보면 대식세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잡아먹으면서 내독소를 분비합니다. 이 내독소는 인터루킨 1이라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화학물질이 시상하부를 자극합니다. 시상하부는 우리 몸의 체온조절중추입니다. 따라서 열이 나게 됩니다. 네 번째 증상인 통증은 염증 부위에서 생성된 염증 매개물질이 신경 말단을 자극하여 통증을 유발하는 것입니다. 통증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손상 부위를 보호하기 위한 생리적 신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통증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아예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이 역시 꼭 나쁜 것이라고 여길 수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능장애는 염증 부위가 부어오르거나 통증으로 인해 원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관절에 염증이 생기면 움직임이 제한되고, 장기에 염증이 생기면 소화 기능이나 배설 기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 증상은 염증이 있다는 신호이자 해당 부위에 면역계가 집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이 너무 강하거나 오래 지속될 경우 신체 기능 전반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대응은 항상 필요합니다.
3. 급성과 만성
염증은 발생 시간과 지속 기간, 반응 강도에 따라 급성과 만성 염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급성 염증은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강하게 일어나는 반면 만성 염증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지속되며 조직 손상을 동반하는 것을 뜻합니다. 우선 급성 염증은 대부분 감염이나 외상, 자극에 의해 빠르게 발생합니다. 급성이라고 하면 보통 7일에서 10일정도를 이야기합니다. 이런 빠른 발생 덕분에 면역계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수일 내에 증상이 호전됩니다. 가장 흔한 예로 감기에 걸렸을 때의 인후통, 피부에 생긴 종기, 발목을 삐었을 때의 부종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급성 염증의 일종입니다. 이 경우 염증 반응이 지나가면 조직이 회복되며 후유증 없이 완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만성 염증은 염증 반응이 반복되거나 적절히 해소되지 않아 면역 반응이 지속되면서 조직의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사실 만성 염증이 더 무서운데요. 대표적인 예로는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염증성 장질환, 만성 간염 등이 있습니다. 또한 심혈관 질환이나 암, 당뇨병 등도 만성 염증과 관련이 있습니다. 만성 염증은 조용하게 진행됩니다. 때로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염증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체내에서 지속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 세포 노화, 조직 섬유화, 면역 기능 저하 등으로 이어져 다양한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염증 반응이 반복되거나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혹시나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그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합니다.
4. 자기 관리
염증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염증이 꼭 나쁜 거라고 할 수는 없다고 앞에서 말씀드렸고요. 그러나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염증 반응을 최소화하고 조절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특히 만성 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우선 균형 잡힌 식단이 중요합니다. 가공식품, 설탕, 트랜스지방 등이 많은 음식은 체내 염증 반응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요즘 사회에서는 저런 음식들이 너무 많은데요. 이미 또 가공식품에 익숙해져 있어 섭취를 줄이기가 어렵죠. 그래도 천천히 줄여나가는 시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항염 작용이 있는 식품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 마늘, 생강, 강황, 녹황색 채소, 토마토, 베리류 등은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식품입니다. 다음으로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합니다.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는 면역계를 자극합니다. 따라서 염증 반응을 촉진시킬 수 있으데 이는 장기적으로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과 명상, 가벼운 운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규칙적인 운동도 체중 조절과 면역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전신적인 염증 수치를 낮춰주기도 합니다. 특히 중등도 유산소 운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수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매주 3~5회 30분 이상 실천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마지막으로 염증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가 필수입니다. 자가면역 질환이나 염증성 질환의 병력이 있다면 사실 이미 병원에 잘 다니실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귀찮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의료진의 지도 하에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고, 증상을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자칫 방치하면 염증이 전신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염증은 단순한 일시적인 반응을 넘어서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니 건강을 지키려면 좋은 생활습관을 갖춰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