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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의 기준, 다양한 패턴, 집중력, 공중보건

by 젤로하 2025. 4. 22.

수면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생리 작용입니다. 지금도 인간은 왜 자야만 살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해보곤 하는데요. 만약 안 자고 안먹어도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수면은 우리가 침대에서 자는 단순한 휴식을 넘어 신체 회복, 기억 정리, 면역 조절 등 다양한 생물학적 기능에 관여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스트레스, 생활 리듬의 변화,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불면을 겪고 있습니다. 불면증은 단순히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상태를 넘어서, 집중력 저하 등 삶의 전반적인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건강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는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지 불면증의 기준과 다양한 패턴을 확인하고 이후 집중력이나 공중보건상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등을 보겠습니다.

 

갈색과 하얀색이 섞인 아기 고양이가 바닥에 누워 수면을 취하는 모습.
수면 중인 고양이


1. 불면증의 기준

불면증은 주위에서 편하게 쓰는 단어입니다. 잠들기 조금 어렵다고 사람들이 구분해서 쓰진 않는데요. 그러나 의학적 진단은 말이 달라집니다. 우선 불면증은 단순히 ‘잠을 잘 못 잔다’는 주관적인 호소만으로 진단되는 것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명확한 기준이 있습니다. 불면증의 기준은 국제수면장애분류(ICSD-3) 및 미국정신의학회에서 정의하는 DSM-5 기준을 통과하는 것입니다. 첫째 수면 시작의 어려움(잠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림), 수면 유지의 어려움(밤중에 자주 깨거나 다시 잠들기 어려움), 또는 너무 이른 기상(원하는 시간보다 일찍 깸)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이 1주일에 최소 3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합니다. 둘째 이러한 수면 문제로 인해 주간 피로감, 집중력 저하, 기분 변화, 사회적 기능 장애 등의 낮 시간 기능 손상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수면 환경이 적절함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지속되어야 합니다. 의학적으로 불면증은 만성 불면증과 단기 불면증으로 나뉩니다. 만성 불면증은 위 조건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외에 일시적인 스트레스나 환경 변화로 발생하는 단기 불면증은 보통 수일에서 수주 내 호전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불면증은 1차성과 2차성으로도 구분됩니다. 1차성 불면증은 뚜렷한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2차성은 우울증, 불안장애, 통증, 갑상선 질환, 약물 부작용 등 특정한 의학적 혹은 정신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이처럼 불면증은 복합적인 진단 기준과 체계를 가진 질환입니다. 이에 따라 일종의 수면장애의 한 형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 다양한 패턴

불면증은 그 증상과 수면 문제의 양상에 따라 여러 하위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이 유형마다 환자에 따라 경험하는 어려움도 다릅니다. 대표적으로는 입면장애형, 수면유지장애형, 조기각성형, 혼합형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각각 수면의 어느 지점에서 문제가 생기는지를 기준으로 나뉩니다. 이렇게 다양한 패턴을 더 깊게 알아보면 우선 입면장애형 불면증은 잠들기까지 시간이 30분 이상 걸리는 경우를 말합니다. 주로 걱정이 많거나 스트레스가 큰 사람에게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이들은 잠자리에 누워서도 계속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시계를 자주 확인하거나 자야 한다는 압박감에 더 잠들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다음으로 수면유지장애형 불면증은 밤중에 자주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려운 유형입니다. 보통 노인층에서 흔하며, 통증, 요의, 수면무호흡증 등의 신체적 요인이나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문제와 관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유형의 환자들은 한밤중에 몇 차례 깨어나면서 총 수면 시간이 줄어들고, 깊은 수면을 유지하지 못해 낮 시간에 무기력함을 자주 호소합니다. 다음으로 조기각성형 불면증은 본인이 원하는 기상 시간보다 1~2시간 일찍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 역시 우울증이나 노화와 관련이 깊으며, 깨어난 이후에도 불안하거나 초조한 감정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혼합형 불면증은 위의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유형입니다. 불면증의 경과가 오래된 환자나 만성 스트레스, 자율신경 기능 이상 등을 가진 사람에게서 흔합니다. 혼합형은 치료가 복잡하고, 수면 구조의 전반적인 회복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불면증은 그저 한 가지의 형태가 아닙니다. 수면 시작, 유지, 종료 등 다양한 단계에서 발생하는 다면적인 장애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유형이 나뉘어지고 더 심화된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우선 이렇게 구분이 된다는 것은 각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진단을 정확히 해야만 할 것입니다.

3. 집중력

수면은 단순한 쉼의 과정이 아니라 전신적인 회복과 조절을 위한 필수 생리 작용입니다. 그래서 잠을 적게 자는 사람은 많은 질병의 위험성이 있다고 들어본 적이 있는데요. 원래 잠을 적게 자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건 몸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불면증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단순한 피로감을 넘어서 신체와 정신 건강 전반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인지 기능과 집중력입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뇌의 전두엽 기능이 저하되어 주의력 감소, 반응속도 저하, 기억력 감퇴 등이 나타납니다. 특히 학습이나 업무 능률에 큰 영향을 주며, 교통사고나 산업재해 발생률도 증가합니다. 또한 수면 부족은 정신 건강에도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불면증 환자의 약 40~50%는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 반대도 성립합니다. 수면 문제는 감정 조절 능력을 떨어뜨려 사소한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무기력하고 소외된 감정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잘 못 자면 예민해지는 그런 예를 생각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신체적으로는 면역력 저하, 염증 증가, 대사 이상이 동반됩니다. 수면 중에는 사이토카인, 인터루킨 등 면역 관련 호르몬의 조절이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이 방해받으면 감염 질환에 더 취약해지고 만성 염증 반응이 활성화됩니다. 또한 수면 부족은 렙틴, 그렐린 같은 식욕 조절 호르몬의 균형을 깨뜨려 체중 증가를 유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인 사람은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의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존재합니다. 이처럼 불면증은 심리적 소진, 면역계 이상, 대사계 손상 등으로 이어지는 복합적 문제입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삶의 질은 급속히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4. 공중보건

불면증은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경제적 손실로 이어지는 공중보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불면증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사고 증가, 치료 비용은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불면증을 겪는 사람이 꽤나 많은 것 같은데 이런 문제가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닌가 봅니다. 따라서 많은 국가에서 이를 정신건강 및 노동 안전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첫째 불면증은 근로자의 업무 능률과 기업의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수면 부족은 판단력 저하, 창의성 감소, 오류 발생률 증가로 이어집니다. 이는 곧 산업재해, 고객 응대 오류, 업무 지연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특히 교대근무자나 야간 근무자, 고위험 직종 종사자들에게 불면증은 큰 위협이 됩니다. 사실 조금만 피곤해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멍해지는 경험을 다들 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게 업무상으로는 실수로 이어질 수 있으니 회사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불면증은 의료 비용 증가의 주범 중 하나라고 합니다. 요즘 수면장애로 인해 병원을 찾는 횟수가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고혈압, 당뇨병, 우울증 등에 대한 치료비까지 포함하면 불면증으로 인한 국가 의료비 지출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병원을 쉽게 방문할 수 있으니 더 지출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셋째 사회적 관계의 악화도 주요한 영향입니다. 불면증 환자는 낮 동안 짜증, 무기력, 피로감 등을 자주 겪기 때문에 대인 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가정 내에서는 부부 갈등, 육아 스트레스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전반적인 가정생활 만족도를 떨어뜨립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불면증은 자살 충동의 증가와도 연관되어 있어 공공 정신건강의 측면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특히 청소년과 노년층에서는 불면증이 우울감과 외로움, 무가치감으로 이어져 자살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불면증은 개인의 삶의 질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건강과 안전에도 직결되는 문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