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류(aneurysm)는 우리 몸 속 동맥의 특정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점진적으로 커지며 어느 순간 파열될 수 있는 내부의 시한폭탄입니다. 많은 이들이 뇌동맥류나 대동맥류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것 같습니다. 흔하게 불려져서 감흥이 없을 수 있지만 생각보다 위험한 질병인데요. 특히 동맥류는 진단이 어렵고 치료 결정 시점이 민감하며 위치에 따라 적용되는 수술법과 위험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고해상도 영상진단 기술, 스텐트 삽입 시스템, 혈관 내 치료 기기 등 최신 치료기기가 생겨나고 계속 발전하면서 상황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동맥류의 영상 진단을 통해 이제 더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며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치료 결정도 다양하게 할 수 있습니다.
1. 동맥류의 영상
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어 우연히 발견되거나 파열 이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진단 체계는 정확도와 조기 탐지 가능성을 높이는 쪽에 초점을 맞추어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진단 도구는 컴퓨터단층촬영혈관조영술(CT Angiography)과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 Angiography)입니다. 우선 CT 혈관조영술은 조영제를 정맥 주입한 뒤 촬영하여 혈관의 구조를 고해상도로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는 특히 뇌동맥류나 대동맥류처럼 해부학적 위치가 복잡한 경우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그리고 MR 혈관조영술은 방사선 노출 없이도 혈류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이는 작고 깊은 동맥류를 탐지하는 데 적합합니다. 이보다 더 정밀한 평가가 필요한 경우에는 디지털 감산 혈관조영술(DSA, Digital Subtraction Angiography)을 이용합니다. 이 방법은 실제로 혈관 내 카테터를 삽입하여 조영제를 주입한 뒤 실시간으로 혈류를 촬영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수술 계획 수립, 기기 삽입 전 정밀 측정, 위치 확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복부 대동맥류(AAA)와 같은 경우에는 복부초음파를 먼저 보게 됩니다. 이는 비용 부담이 적고 반복적으로 추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초음파는 깊은 위치나 폐쇄성 병변의 탐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확진과 수술 전 평가는 CT와 MRI를 기반으로 이루어집니다. 즉 동맥류의 영상 진단을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됩니다.
2. 수술
동맥류 치료는 크기, 위치, 파열 여부에 따라 수술를 할 지 말 지 결정하게 됩니다. 치료에 관련해서는 조금 더 지켜보는 추적관찰에서부터 ‘개두술’, ‘스텐트 삽입’, ‘코일 색전술’까지 매우 다양한 치료 스펙트럼을 보입니다. 대표적인 치료 방식 중 하나는 클립 결찰술(clipping)입니다. 이는 개두술을 통해 직접 혈관을 노출한 후 동맥류 입구에 금속 클립을 장착하여 혈류를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이 치료를 받게 되면 확실하게 차단 효과가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그렇지만 전신마취와 개두술로 인한 부담, 회복 기간의 연장 등 한계도 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널리 쓰이는 비수술 치료는 코일 색전술(coiling)입니다. 이는 대퇴동맥을 통해 미세카테터를 동맥류 내부로 유도한 후 백금으로 된 코일을 삽입하여 동맥류 내 혈류를 막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회복이 빠르고 출혈 위험이 낮아 특히 고령자나 수술 부담이 큰 환자에게 유리합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스텐트(stent), 플로우 디버터(flow diverter) 등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치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먼저 스텐트는 혈관 벽을 지지하며 동맥류 내부로 혈류가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고, 플로우 디버터는 혈류 방향을 유도해 동맥류의 내압을 줄이는 기능을 합니다. 이 기기들은 고난이도 위치(내경동맥, 해면정맥동 등)의 동맥류 치료에 활용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가 의료기기 치료는 보험 적용 범위도 고려해야 하고 기기를 잘 다룰 수 있는지 의료진의 숙련도나 병원 간 기술 격차 등의 현실적 제약도 존재합니다.
3. 해부학적 위치
동맥류는 위치에 따라 치료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즉 뇌동맥류, 흉부 대동맥류, 복부 대동맥류, 말초동맥류는 병변 특성과 수술 기술, 합병증 위험도에서 모두 다릅니다. 뇌동맥류는 특히 파열 시 지주막하출혈(subarachnoid hemorrhage)을 유발합니다. 지주막하 부분이 혈관과 신경이 많이 분포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는 생존율이 50% 미만인 치명적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 내 혈관은 협소하고 뇌기능과 직결되므로 코일 치료나 스텐트-보조 색전술로 치료를 시도 할 때가 많습니다. 다음으로 복부 대동맥류(AAA)는 남성 노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며 5cm 이상이면 파열 위험이 급증합니다. 이에 대한 수술적 치료로로는 개복술, 혈관 내 스텐트 이식술(EVAR)이 있습니다. 스텐트 이식은 입원이 짧고 회복이 빠르지만 장기적인 재시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흉부 대동맥류는 더욱 고위험 수술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흉부외과, 마취과, 영상의학과의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 요구됩니다. 슬와동맥, 대퇴동맥, 비장동맥 등에 생기는 말초동맥류는 드물게 발생하지만 혈전색전증 발생 가능성이 높고 사지 괴사나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소 절제술이나 스텐트 삽입을 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동맥류는 같은 질환명이지만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생존율, 수술 접근 방식이 달라지는 형태입니다.
4. 최신 치료기기
혈관내 수술 기술은 동맥류 치료에서 가장 혁신적으로 진화 중인 분야입니다. 특히 최근 10년 간 미세도관(microcatheter), 유연성 스텐트, 유도형 플로우 디버터 등의 기술이 발전되었는데 이는 고위험 동맥류 환자에게 치료의 가능성을 크게 넓혀주었습니다. 우선 플로우 디버터는 금속 메시(metal mesh) 구조를 혈관 내에 삽입해 혈류의 흐름을 변경하고 동맥류 내부 혈류를 줄여 자가적으로 혈전이 형성되게 유도하는 첨단 치료기기입니다. 이는 기존 치료가 어려웠던 넓은 목을 가진 동맥류나 반복 재발된 동맥류에 특히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코일 내에 약물을 담아 혈관벽을 강화하거나 생체적합성 재질을 사용한 생분해성 스텐트 등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쏙해서 재시술률을 줄이고 장기적 안전성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기는 대부분 고비용 구조로 보험급여가 제한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엄청 상용화되지는 않고 전문 센터에서만 시술 가능하다던지 해서 접근성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동맥류의 재발, 스텐트 내 혈전, 기기 탈착 등의 합병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최신 치료기기가 나왔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기기들이 우리 생활에서 잘 쓰일 수 있을 때까지 모두 공부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