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견병은 감염된 동물의 타액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질환입니다.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인데요. 광견병은 치료 방법이 사실상 없고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거의 대부분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9,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광견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광견병이 비교적 드물게 보고되고 있는 편이긴 합니다. 그래도 광견병의 치명성을 알려주면서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말해보려 합니다. 또한 광견병의 전파 이후 어떻게 대응하는지, 예방은 어떻게 하는지 찾아봤습니다.
1. 광견병의 전파
광견병은 라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입니다. 주로 감염된 동물의 침이나 타액이 상처 난 피부나 점막을 통해 인체에 침투하면서 전파됩니다. 감염 동물에게 물리는 것이 가장 흔한 광견병의 전파 경로입니다. 그러나 드물게는 긁힘, 상처 부위에 침이 묻는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겨우 이 정도로 감염이 되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인 것 같은데요. 그래서 평소 내 몸에 상처가 있는지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광견병에 감염된 동물에는 개, 고양이, 박쥐, 여우, 너구리, 스컹크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개가 광견병 전파의 주요 매개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개에 의한 감염이 전체 사례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의외로 선진국에서는 박쥐를 통한 감염 사례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말초 신경을 따라 중추신경계로 이동하고, 최종적으로 뇌에 도달해 염증을 유발하며 뇌염을 일으키게 됩니다.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대개 1~3개월입니다. 그러나 물린 부위와 바이러스 양에 따라 짧게는 수일, 길게는 1년 이상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특성 때문에 감염 사실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리고 증상이 발현된 이후에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광견병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 질환입니다.
2. 치명성
광견병은 잠복기가 지나고 증상이 발현되면 매우 빠르게 진행됩니다.광견병 바이러스는 신경계 손상을 일으켜 결국은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초기에는 발열, 두통, 피로, 물린 부위의 통증 또는 감각 이상 등 일반적인 바이러스 감염과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후 점차 불안, 과민 반응, 혼란, 환각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 시기부터는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는 공수증입니다. 이는 물을 보거나 마시려고 하면 극심한 경련이 발생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공수증은 목 근육의 경직과 함께 통증을 유발합니다. 또한 빛이나 소리, 공기 흐름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며, 점점 경련, 마비, 의식 저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증상이 발현된 후에는 대부분 1~2주 내에 혼수상태에 빠지며 사망하게 됩니다. 현재까지 증상 발현 이후 생존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부 실험적 치료 사례 외에는 확립된 치료법이 없습니다. 이처럼 광견병은 한번 증상이 시작되면 사실상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감염 의심 시 조기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물린 부위가 머리나 목과 가까울수록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가 빨라진다고 하니 빠른 조치가 더욱 중요합니다. 광견병은 이렇게 치명성이 정말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흔치는 않지만 이런 내용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대응
광견병은 사망률이 거의 100%에 달하는 질환입니다. 정말 무서운 일이죠. 그러나 다행히 감염 이전 혹은 노출 직후에는 예방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예방의 첫 대응 방법은 동물에 물리거나 긁힌 즉시 상처를 흐르는 물과 비누로 15분 이상 충분히 씻는 것입니다. 이런 건강지식을 알아갈수록 비누의 효능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세척이 끝나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방문해 노출 후 예방 접종(Post-exposure prophylaxis, PEP)을 맞아야 합니다. 이 예방접종은 총 4회 또는 5회를 맞게 됩니다. 그리고 심한 경우에는 면역글로불린(RIG) 투여도 같이 이루어집니다. 이는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로 침투하기 전에 면역 체계가 대응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노출 후 즉시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예방 차원에서는 특히 반려동물의 정기적인 광견병 예방접종이 필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려견에 대한 광견병 예방접종은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나 동물병원에서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접종할 수 있는 기회가 주기적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특히 해외여행 중에는 광견병 고위험 국가에서 동물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꼭 무서운 동물이 아니더라도 만지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집에서 자란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관리를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동남아, 아프리카, 남아시아, 중남미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광견병이 활발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지역을 방문할 경우 사전에 예방접종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이때 떠돌아다니는 개나 고양이 등과의 접촉도 자제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4. 인식 개선
전 세계적으로 광견병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매년 수만 명의 사람들이 광견병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특히 백신 보급이 원활하지 않은 저개발국에서는 아직도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보건기구인 WHO와 국제 동물보건기구(OIE)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광견병 퇴치를 목표로 다양한 캠페인을 추진 중입니다. 그 예로는 동물 백신 접종 확대, 감시체계 강화, 공공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을 통한 질병 퇴치가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 년간 방역 시스템과 백신 접종을 확대하여 현재 광견병은 매우 드문 질환이 되었습니다. 저 어렸을 때 광견병이라는 단어가 여기저기서 많이 들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잘 안들리는데요. 우리나라에선 많이 없어졌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국경 지역이나 야생동물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기는 합니다. 또한 해외에서 감염되어 귀국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반려동물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예방 접종을 소홀히 하거나 유기 동물과의 접촉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새로운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광견병에 대한 인식 개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질환을 과거의 병이나 해외의 이야기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심은 해야 합니다. 특히 치명적인 특성과 예방 가능성을 동시에 가진 질환인 만큼 모든 연령층에서 기본적인 예방 지식과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 : WHO